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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닌] 뒤에


※능력자AU. 사망소재. 별로 슬픈 이야기는 아님.

어차피 썰이니까.

방금 낮잠으로 꾼 꿈 기반.

이야 내 꿈에 사부로(차애)가 나오다니 정말 행복하군 싶어서 씻는 것도 미루고 적었다.



하치야 사부로 : 가정학대를 받은 과거사. 중학교 때 능력「염력」이 밝혀지고 집에서 도망침. 하는 것마다 전부 우수해서 학교에서 장학금 받고 이것저것 돈을 받을 수 있는 건 전부 해서 생활을 이어간다. 고등학교에서 라이조를 만나 비뚤어졌던 마음을 바로잡고 라이조와 자주 어울림. 걸어가던 도중 기차가 추락해 라이조와 깔리기 직전에 모든 힘을 짜내어 기차를 한 곳에 놓고 힘 과다사용으로 즉사. 본인은 후회 없음. 죽고 유령이 되어 라이조가 죽지 않게 신경쓰고 있다.


후와 라이조 : 평범한 집에서 그럭저럭 잘 살았다. 고등학교 때 만난 사부로와 노는 것이 즐거워 절친이 되었다. 우울할 때도 곁에 있어주고 돈 벌어야하면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달려오는 사부로를 짝사랑함. 사부로가 학대를 받은 과거사는 모르고 그냥 짐작으로 고아라고 생각함. 사부로에게 민폐끼치는 것 같아서 미안함. 공부 열심이라 그럭저럭 상중위권. 사부로가 죽어버린 것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고 있어 후회 한 가득. 유령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사부로를 못 보고 있다.









사부로가 죽었다. 의사 말로는 한 순간 힘을 너무 많이 내어버려 그렇다고 한다. 바보. 멍청이. 그러니까 맨날 멍청하다는 소리나 듣는 거야. 중얼거려도 평소처럼 그것에 대응하는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넌 정말로 내 대신처럼 죽어갔다. 난 유능한 인재도 유망한 인재도 아니었는데 어째서 나 같은 무능력자를 위해 그렇게 죽어가는가. 나는 그것이 못내 슬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사부로가 죽고 나는 능력자가 되었다. 주변의 다들 축하해주었지만 난 전혀 기쁘지 않았다. 왜냐고? 마치 정말로 사부로와 내 운명이 바뀌어버린 것 같아서지. 원래대로라면 난 죽었어야 하지 않았나. 내가 지금 서있는 자리에 그 녀석이 서있어야하지 않았는가. 눈을 내리깔고 미안하다 읊조렸다.

미안해.

영혼을 보는 능력. 이 능력으로 널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넌 보이질 않아. 아아. 알겠다. 역시 화난 거구나. 나 대신 죽어버려 화난 거구나. 울컥 속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려다가 꾹 누르고 다시 전력으로 앞으로 뛰었다.

그래도 난 널 찾을 거야.

이젠 너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얼굴이라면 내 얼굴과 똑같이 생겼다는 것 쯤은 나도 알아. 하지만 너의 표정, 너의 체향, 너의 목소리. 무엇하나 기억나는 것이 없다. 이제는 점점 너와 나의 추억조차 사라져간다.

아아. 사라지지 마. 내 사랑.

생각해보니 나 혼자 찾지 말고 영능력자에게 찾아가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여태까지 그럴 생각이 들지 않던 난 정말 멍청한가. 찾아간 영능력자는 이상한 머리카락 모양을 한- 나와 같은 나이로 보이는 남자였다. 그는 내 설명을 들으면서 자꾸만 내 뒤를 힐끔거렸다. 내 뒤에 뭐가 있나? 생각해보니 뒤를 돌아본 적이 없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남자는 끙끙 거리며 고민하는 듯 하더니 내 뒤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사람 당신 뒤에 있는 유령 이야기 아니에요?"


순간 뒤를 돌 수가 없었다.





내가 죽었다.

실감은 크게 나지 않았다. 어차피 쓰레기 같은 집에서 태어나 쓰레기 같은 기분으로 살아오던 인생이라 미련이 없었던 걸까. 아아. 그래도 미련이 있다면 분명 눈 앞에서 울고 있는 이 녀석이다. 그래서 분명 내가 유령 상태인 게 분명해. 라이조. 라이조. 불러도 너는 대답이 없다. 하기야 그렇겠지. 무능력자한테 난 뭘 바란 걸까. 하지만 그래도 난 네가 살아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라이조는 능력자가 되었다. 이건 뭐. 나 대신이나 마찬가지네.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다른 이들은 후천적으로 발현하는 능력은 거의 없다며 라이조를 축하해준다. 하지만 그 녀석은 더 이상 웃지 않는다. 하기야 생각해보니 능력자가 된 사람의 미래는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니다. 아니, 물리적 의미로 말한다면 밝겠지만 뒤에서 일반인들에게 무섭다거나 괴물로 불리게 되는 인생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어떤 녀석은 능력자가 되자 반려자가 이혼 신청을 했다니 말은 다했다.

뭔가 미안.

들어보니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랜다. 하지만 라이조는 날 바라보지 못했다. 정확히는 뒤를 바라보지 않았다. 난 네 뒤에 있는데. 구태여 말로 널 부르진 않았다. 네가 전력으로 앞으로 뛰어가면 나도 뛰어갈 뿐이었다.

대체 이 녀석은 왜 달리고 있을까.

의문만 있었다.

우울증이라도 걸린 듯 라이조는 한동안 웅크려있었다. 뭔가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며칠이고 물조차 입에 대지 않고 방 구석에 앉아있었다. 그래도 슬슬 위험할까나. 밖에서 돌아다니던 영능력자를 찾아 라이조의 위험을 알렸다. 머리가 부스스해서 수상해보이기도 했지만 선한 사람의 인상이었던지라 말했다. 듣던 그 사람은 급하게 뛰어가 라이조를 살려줬다. 다행이다.

능력 때문에 우울해하던 걸까. 라이조는 자신과 같은 능력자를 찾아 바다에 왔다. 영능력자는 수상쩍게 레게 머리를 한 남자였다. 라이조랑 같은 나이려나. 생각에 잠겨있는데 자꾸 날 힐긋 힐긋 쳐다본다. 뭘 봐.

라이조는 뭔가를 남자에게 털어놓았다. 그것은 나와 라이조의 추억 이야기였다. 뭐지. 뭘 찾으러 온 거야, 라이조?

내 의문은 금방 답이 보였다.

라이조는 날 찾고 있었댄다. 하지만 난 바로 네 뒤에 있는 걸. 라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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