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는 사랑하면 안 되나요? -W. 랑랑
느낌이 들었다. 네가 다가온다는 느낌. 어쩜 그리도 사랑스러웠던 느낌이 지금에 이르러 공포로 바뀔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물론 그 답을 알고 있음에도 모르는 척하는 자신에 구역질이 나온다. 너는 날 믿어준다 그리 이야기했지만 이 상황 속에서도 그 말을 내뱉을 수 있을까. 손에서 질척하게 묻은 피를 털어내곤 고개를 돌렸다.
저쪽은 즐거운 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울며 소리지르는 꼬마아이에게 뭐라 말하고 있었다. 어린 소년은 무언가를 껴안고 있었고 그것이 여자아이의 시체라는 것을 알곤 조금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이내 고개를 젓곤 한마디를 내뱉었다.
"돌아가자."
---
아직 20대 중반이건만 거울을 보자니 얼굴이 너무 폭삭 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키도는 눈살을 찌푸렸다. 평소라면 관심도 안 가지겠지만 요 며칠간 밤을 새가며 조사하는 것이 있어서 신경쓰인 것일지도 몰랐다. 다크써클은 벌써 짙게 눈 밑에 자리잡고 있었다. 자꾸만 아래로 쳐지는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올리며 커피를 입에 머금었다. 앞에 펼쳐진 종이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늘은 반드시 자겠다는 생각이 서류에 묻힐 것 같자 버릇처럼 눈 사이를 주물렀다.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보좌라도 하나 뽑아야하나...."
"그거 좋겠네요."
"...!!!"
깜짝 놀랜 표정으로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을 노려봤다. 놀란 심장쪽에 살짝 손을 얹어 안심시킨 후 키도는 퉁명스레 말했다.
"언제 왔어?"
"흠. 키도가 거울을 보며 한숨을 쉬는 부분부터임다."
한참 전부터잖냐, 이 자식아. 가볍게 배에 블로킹을 먹이곤 키도는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다. 같은 고아원 출신의 남매라곤 해도 이런 장난을 치면 보복은 당연한 것이라며 자신을 합리화 시켜보기도 한다. 한참을 말이 없기에 장난스레 물었다.
"죽었냐?"
"...으으. 안 죽었슴다."
엄살은. 내뱉곤 서류를 다음 장으로 넘겼다.
요즘 마피아인지 야쿠자인지 헷갈린 녀석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것에 정보를 모아보곤 있지만 쓸떼없는 정보가 다였던지라 일부러 자잘한 것까지 보고 있건만 단서란 단서는 잡히질 않았다. 이렇다할 증거도 없고, 저렇다할 증인도 없었다. 증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죄다 입막음이라도 당한 것이지 의문의 사고사나 실종이 되어있었다. 그렇다고 윗분들의 재촉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일만 아니었다면 손을 떼곤 난 몰라요하고 수면이라도 취했겠지만.
"하아. 일 그만 두고 싶다."
이젠 말버릇이 되어버린 말을 중얼거리고 커피를 입에 다시 물었다. 쓴 맛에 정신이 깨는 것도 조금씩 무뎌지고 있었다. 이참에 확 모든 연락수단을 끊고 침대에 어정쩡하게 기어가서 자고 싶었지만 아직도 서류가 산더미. 다른 이들은 자신의 말에 현장을 뛰어다니느라 바빴으니 자신이 조금 더 봐두어야 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좀 자두는 게 어때?"
어느새 방문을 열고 들어온 신타로가 말한 후 뒤늦은 노크를 해보인다. 문 열려있었던가. 그것조차 가물가물했다.
"너도 말이지, 신타로. 다크써클이 나랑 똑같은데?"
"...뭐, 바빴으니까. 나도 이제 자러 갈 거야. 넌?"
"아직. 몇 장만 보고 이제 자야할지도. 이 상태로 더 보다간 내용도 기억 안 날 것 같거든."
서로간에 정말 바쁘구나. 그런 말을 덧붙이려 했을 때 책상 구석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키사라기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이 남매는 정말 겉은 안 닮았는데 이런 점은 닮은 것 같다. 저번에도 둘이 같이 문 앞에서 만나 누가 먼저 들어가나로 말다툼하고 있었기에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내용은 정말 심각한 내용이었다.
"...뭐?"
눈이 크게 벌어지며 되묻는 말에 아직도 배를 잡고 있던 세토를 붙잡고 나가려던 신타로가 발걸음을 멈춰섰다.
"다시 말해봐. 진정하고."
『그러니까- 큰일이에요! 아사히나 가(家)가 불타고 있어요!』
마치 무언가 큰일의 시작이라는 듯 일이 시작되었다.
'KAGEPR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아모아 메카쿠시단! (0) | 2016.07.17 |
---|---|
[카노신] 짧게 감정적인 계기로 특수한 능력을 가지게 되는 세계 AU (0) | 2016.07.03 |
오랜만의 코노에네 (0) | 2016.06.13 |
어제 행앗한 카키 (0) | 2016.06.06 |
카노 늦었지만 생일 추카..ㅎ (0) | 2016.05.17 |